합리성, 혹은 합리화
Posted 2009/12/31 21:59문제: 여러분에게 10달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. 그리고 이 10달러를 투자할 투자처가 2군데 있다. 과거의 투자이력에 비추어 보았을 때, 제 1상품의 산술ROI는 약 50% ( 자연로그 ROI는 40.55% 정도) 로 균일하고, 제 2상품의 ROI는 10년 통계가 대단히 volatile하고 자연로그 ROI가 -69.31%에 가깝다고 하자. 그렇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?
합리적인 선택은 10달러 전부를 제 1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. 제 2상품은 volatile하기 때문에 높은 return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10년의 통계치에 따르면 매년 100%의 손실을 입은것과 비슷하다 (로그값을 취해보면 알 수 있다). 그렇다면, 10달러와 같이 적은 금액을 갖고 있을 경우엔 당연히 우선 제 1상품에 투자해야만 한다. 그리고 나서 자본이 어느정도 축적되었을 때 비율조절 (가령 9:1, 그후 7:3 식으로) 을 하는게 맞다.
그렇다면 지금은 당연히 제 1상품에 전액 투자하는게 옳은 것이다.
지금 내 상황에선 아주 적은양의 시간이 있고, 이를 투자해야 할 곳이 있다. 공부가 있고, 또 다른 것이 있을 수 있다. 그렇다면 이 적은 시간을 우선적으로 공부에 투자하는게 맞다. 그 후에 합격을 한다면 지금보다 많은 양의 여유 시간이 발생하게 된다. 이 때 나머지 투자처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. 아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이다.
하지만 어쩌면 이건 자기합리화를 위한 기만은 아닐까. 사실 시간의 절대량이란 변하지 않는다. 이 세상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의 양은 결과적으론 같은 양이다. 그렇다면 위의 논리도 더 이상 성립하기 어렵다.
분명한 것은, 그 동안 다른데에 시간을 투자한 것이 어떤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이다. 사실 평생을 가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도 같다. 그렇기에, 나의 합리적 선택은 사실 하나의 패배선언은 아닐까. 인간이 타고난 숙명을 거스를 수 없고, 내가 아무리 골프를 해도 타이거 우즈가 못될바에야 잘하는 데에만 집중하겠다는, 말하자면 관성의 껍데기를 두르는 셈이다.
어쨌든 이 선택이 합리이든, 합리화이든 간에 이미 선택을 바꾸기엔 늦은 것 같다.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, 나의 선택이 내년엔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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